2019년 초, 첫 집 문을 열었다.

평생 모아온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주담대도 실행했다. 자산이 한 번 리셋됐다. 그리고 남은 유동성을 미국 배당성장주에 넣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지금 매달 약 450만원의 배당이 들어온다.

여기, 그 선택의 이유를 기록한다.


나는 틀린 게임을 하고 있었다

2007년, 친구가 펀드 투자로 용돈벌이를 한다는 말에 처음 주식계좌를 열었다. 종잣돈이랄 것도 없는 금액이었다.

2000년대 후반 취업 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개별주, 코스피200 ETF. 나름 공부도 했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지나도 의미있는 수익이 없었다.

나는 그냥 평범한 개미였다. 전문 트레이더도 아니고, 기관도 아니었다. 장중에 시장을 볼 수 없었다. 호재와 악재는 내가 모니터 앞에 있을 때 오지 않는다. 공부를 아무리 해도 마찬가지였다. 본업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에서, 프로들과 같은 정보력과 반응속도를 가질 수는 없다. 의미있는 수익을 내기 위한 시간과 집중력 모두가 부족한 평범한 개미의 태생적 한계였다.

자본소득을 추구하는 게임에서, 나는 처음부터 약자였다.
그걸 인정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렸다.

청약 20번, 그리고 근로소득의 천장

그사이 주택청약을 계속 넣었다. 20번이 넘었다. 전부 떨어졌다.

어느 시점부터 직감적으로 알게 됐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월급 상승만으로는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이건 노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구조의 문제였다.

2017년 초, 더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은 긴 침체를 지나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2년마다 오르는 전세보증금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청약을 더 기다릴 수 없었다.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샀다. 인기 있는 지역은 아니었지만, 직주근접에 실거주 환경으로는 괜찮은 곳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게 상승 초입이었다.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2019년 초, 그 집에 들어왔다.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부동산은 큰 자산이 묶여버린다. 가격이 올라도 팔지 않는 한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다. 진정한 자유는 매달 통장으로 들어오는 현금흐름에 있다. 그 생각이 그때부터 굳어졌다. 다른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


YOLO는 내 답이 아니었다

2010년대 중반, YOLO가 유행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흐름이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방식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뒤에 FIRE라는 개념을 접했다.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독립과 조기 은퇴.

취업 후 꾸준히 재테크 공부를 해왔고, 패시브 인컴과 소득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념은 이미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FIRE는 그 조각들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든다.
그 구조가 생활비를 감당할 때, 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 된다.

왜 하필 배당성장주인가

파이프라인을 만들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부동산 월세는 일찍 접었다. 관리가 필요하고, 유동성이 묶인다. 임차인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배당주도 검토했다. 배당률 7~8%짜리 종목들. 숫자만 보면 매력적이다. 그런데 배당률이 높다고 해서 좋은 투자가 아니다. 배당이 성장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앞에서 실질 구매력이 매년 깎인다.

배당성장주는 달랐다. 배당을 매년 지속적으로 늘리는 기업들이다. 지금 배당률이 낮아 보여도, 10년 뒤에는 내 투자 원가 기준 배당률(투자 배당률)이 전혀 다른 숫자가 된다. 매년 배당이 오른다는 건, 내가 가만히 있어도 수익률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구조는 장중에 시장을 보지 않아도 작동한다.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배당성장주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꾸준히 이익을 성장시켜 배당을 늘리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주가도 함께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현금흐름이 늘어나면서 자산 가치도 성장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궤적을 그린다. 배당과 자본차익,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현금흐름이 자유다

자산이 얼마인지도 중요하지만, 매달 얼마가 들어오는지가 실질적인 자유를 결정한다. 50억짜리 아파트가 있어도 현금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된다. 반대로,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현금흐름이 있으면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처음에는 월 400만원을 목표로 했다. 이후 가족 상황이 바뀌면서 목표를 월 500만원으로 올렸다.

파이프라인 구조는 이렇다.

  • 배당금: 약 400만 원
  • 추가 파이프라인: 약 100만 원

배당금 이외의 수익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해왔다. 그중 하나는 FX 선물이다. 배당소득이 늘어나면서 금융종합과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졌고, 환차익을 활용하는 구조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왔다. 배당 이외에도 소득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하는 실험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7년의 결과

7년 배당성장 스노우볼 효과

2019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목표는 10년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랐다. 배당이 늘어날수록 재투자 속도도 빨라졌다. 배당으로 주식을 사고, 그 주식이 또 배당을 낳는다.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구조였다. 7년차에 최초 목표에 얼추 도달했다.

포트폴리오의 자산 가치 자체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올라왔다. 현금흐름이 늘고, 자산도 함께 성장했다.

450
월평균 배당 (원)
11%
잠재 배당성장률
7
목표 달성 기간
FIRE를 완전히 달성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달라진 건 숫자가 아니다.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 그게 전부다.

기록하기로 했다

배당이 늘어날수록 관리해야 할 데이터도 많아졌다.

배당성장률, 환율 보정, 종목별 비중, 월별 추이. 엑셀로 관리하다가 한계가 왔다. 그래서 직접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내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도구다.

그 과정과 데이터, 그리고 7년간 쌓인 생각들을 이 블로그에 기록한다.

거창한 목표는 없다. 배당성장주 투자로 FIRE를 추구하는 한 사람의 기록이다. 전략이 맞는지 틀린지는 데이터가 말해줄 것이다.


더 깊이 읽기